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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점, 흑색종일까? 손바닥 점 조직검사 후기(한림강남성심병원피부과)

pharmones 2024. 9. 9. 10:18

1년 전에 손바닥에 작고 흐린 점이 하나 생겼다. 

웬 점이지 하고서는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올해가 되어서 다시 보니 크기가 꽤 커져있었고, 한 달 한 달 갈수록 커지는 게 눈에 보였다.

커지는 점이라서 빼야지 생각을 하고 4월쯤 전문의가 있는 로컬 피부과를 갔는데,

손바닥, 발바닥 점은 로컬병원에서는 안뺴준다고 하시며 소견서를 써주셨다. 

이래저래 일이 많아서 병원에 못가다가 

6월쯤 집근처 상급 병원인 성애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둘 다 예약이 많이 밀려있었다.

그래도 한림대는 7월에 예약이 가능했고, 성애병원은 8월이라 한림대로 예약했다. 

 

7월 25일 첫번째 진료

아침 9시, 정보영 교수님께 첫 진료를 봤다. 

작은 현미경과 촉진을 하시며 진료를 보았고,

점이 진하지 않고 흐릿한 것이 흑색종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하셨다.

어쨌든 간에 손바닥 점은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여

조직검사 예약 날짜를 잡고 첫 진료가 끝났다.

진료는 5~7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정보영 교수님은 급하게 진료를 보시는 편은 아닌 것 같은데 진료 자체가 점만 보고 조직검사 여부만 결정하는 것이라 금방 끝났다.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간호사분과 조직검사 일정을 잡았다.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도 교수님이 하셔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진행하는 조직검사(수술)가 몇 개 안 된다고 하였다.

 

8월 16일 조직검사(수술)

조직검사(수술)은 외래진료를 모두 마친 뒤에 진행한다 하여 오후 4시 이후로 예약을 잡았다.

외래가 조금 밀려서 20분 정도 기다린 뒤 진료를 보았다. 

점 상태를 다시 확인하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을 듣고 외래를 마쳤다.

내 뒤에도 외래 진료가 조금 더 있어서 기다린 뒤,

교수님의 외래진료가 모두 끝나고 수술실로 갔다.

 

간호사 분이 준비를 해주시고 눕지 않고 앉아서 팔만 베드(bed)에 올리고 대기하였다.

조직검사를 위해서는 최소 3mm 둥근 칼을 써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는 3mm 칼로 하려고 하다가 점이 애매하게 남을 것 같아서 4mm 칼로 진행하셨다. 

맞은편에 교수님이 앉아서 소독을 해주시고 

부분마취를 주사로 진행하는데 손바닥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꽤 아프다.

3번 정도 나눠서 주사를 하는데, 찌를 때도 아프지만 약액이 들어갈 때 앓는 소리가 나게 된다.

칼이 들어갈 때는 느낌이 없어야 하는데 나는 느낌이 있어서 주사를 한번 더 놔주셨다. 

 

아프지 않으니까 구경하게 되는데 동그란 칼을 꾹 눌러서 점이 있는 부분을 분리시킨 뒤

핀셋을 이용해 쭉 잡아 올린 다음 가위 칼로 싹둑 자른다.

그 뒤에는 꿰매면 수술이 끝난다. 나는 2 바늘 꿰맸다.

그렇게 간단한 수술이었는데, 꼬매기 시작하면서 어지럽더니 이명이 들렸다. 

어지럽다고 말하니 엎드리게끔 도와주셨다.

마취가 과하면 그럴 수 있지만, 당일 사용한 마취약 양은 그 정도는 아니었고

본인의 피를 보는 경우 어지럽거나 졸도할 수 있다고 하셨다.

신기해서 수술 장면을 본 것이 영향을 준 것 같다.

의학 드라마에서 의대 학생들이 피를 보고 쓰러지는 장면이 한 번씩 나오는데 이게 이런 경우구나 싶었다. 

 

결국 수술이 끝나고 한참 베드에 누워있다가 간호사분이 거즈를 붙여주시고 마무리하였다. 

 

처방전은 항생제 연고 하나였다. 

요오드소독액은 처방이 안된다고 하시며 일반의약품으로 구매하라고 안내해 주셨다.

먹는 항생제는 처방 나오지 않았다. 

 

약국에서 요오드 소독액 (1,000원)과 수입된 항생제연고를 구매하였다. 

 

조직검사 결과는 1주 정도 걸리지만,

실밥을 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른데 1-2주 정도 걸린다. 

나는 손바닥이었고 동그랗게 베어낸 상처가 조금 큰 편이라 2주를 거의 꽉 채운 뒤 실밥을 뗐다.

 

8월 29일 세 번째(마지막) 진료

조직 검사 결과 그냥 점으로 판명 났다. (휴 다행!!) 

다행인 일이긴 했지만 이럴 거면 그냥 레이저로 하지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렇게 했다면 마음 한편에 찝찝함이 남아 있었겠지 싶어서 결국 잘했다고 생각하였다.(정신승리)

간호사 분이 실밥을 떼주셨다. 아플까 봐 걱정했는데 아프지 않았다.

이날 전까지는 큰 거즈와 메디폼과 같은 하이드로밴드를 붙이고 나름 손에 물이 안 들어가게 계속 조심하였었다.

 

간호사 분께서 이제는 습윤밴드를 안 붙여도 되지만, 그래도 상처가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이 아직 있기 때문에 상처가 벌어지는 걸 일부 막아 줄 수 있는 종이테이프 비슷한 걸 주셨다. 

이걸 짧게는 1주, 길게는 2주 정도 붙이면 된다고 하셨다. 

 

상처 후기

동그란 칼은 분명 지름 4mm였는데, 현재 상처는 거의 두 배크기가 되었다. 

실밥 상처만 남을 줄 알았더니 위에 각질층은 꿰매어지지 않았는지 상처는 동그랗게 남았다.

동그란 부분은 다른 피부보다 붉고 만지만 좀 딱딱하고 욱신한 통증이 있다. 

상처 연고를 바르면서 관리할 예정이다. 

 

상처가 어떻게 되어가는지도 추후 이어서 글을 남겨 보겠다.